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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書)의 우주』
『서의 우주』는 내가 존경하는 서예가이자 문자 연구가인 이시카와 큐요(石川九楊)가 전 24권으로 발행한 동아시아 문자, 매체사(媒體史) 관련 잡지이다. 갑골문에서 오늘의 한자 문화에 이르기까지 문자의 역할, 자체(字體)의 변화, 민족과 문자와의 관계, 필기구에 따른 양식의 흐름 등을 상세히 다루고 있으며, 특히 큰 판형으로 박물관에서 발행한 도록 수준의 도판만으로도 책 흐름의 이해를 이끌어간다.
현대의 디자이너가 말하는 타이포그라피 개념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지만, 필서를 중심으로 문자 형태의 근본을 깊이 있게 다룬 내용에서 오늘날 그래픽 디자이너에게 가장 취약한 지점을 보양해 주는 듯한 기운이 느껴진다. 문자 오타쿠 이시키와 선생의 집요한 문자 사랑이 그대로 묻어 있는 서적이다.
개인적으로 2017년 타이포잔치 때 많은 참고가 되었던 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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