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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진행당(青山進行堂)의 2호 활자

 

일본 활자 제조 회사, 청산진행당(青山進行堂)이 만든 활자 견본집 『활자서체견본』(1912년 이후)에는 한글 활자 3종(5호, 4호, 2호)가 소개되어 있다. 이중, 5호와 4호는 근대기 신문, 도서 등 민간 매체에서 폭넓게 사용하던 익숙한 활자인데, 2호 활자는 지금까지 학계에서도 거론되지 않았던 해서체 활자다. 양식이 2호 최지혁체와 닮아서 동일한 활자라 오인되고 있었을 가능성도 있겠으나 조형 면에서 최지혁체보다 완성도가 많이 떨어진다. 나는 2011년 논문에 이 활자를 소개했고, 국내에서의 사용 예를 찾을 수 없는 점으로부터 국내로 반입되었을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추정했다.(당시는 일본 본토 내의 매체에서도 한글 활자의 소요가 많았다. 특히, 광고, 표제 등에 정체 모를 한글 서체가가 자주 눈에 띈다.)

그러던 어느 날 인쇄정보지 『인쇄잡지』(21권, 8호, 1933)를 훑어보다가 낯이 뜨거워 혼난 적이 있다. 청산진행당의 광고 페이지에 경성지점 주소와 전화번호가 실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 ‘아...! 청산이 경성에 지점을 두고 있었구나...’ 그렇다면 그 2호 한글 활자가 국내로 반입되었을 가능성은 거의 100%... 

자료만으로 과거를 조사하는 작업에서 빈번히 있는 일이겠지만, 항상 묘한 느낌을 갖는다. 챙피한 기분과 득템한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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